지금 내가 본 이번 대선후보 TV광고는 3가지. 정동영,이명박,이화창후보의 티비광고다. 권영길후보는 곧 나온다고 했고, 문국현 후보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튼 3가지 티비광고 중 내가 보기에 최고는 이명박후보의 <실천하는 경제대통령>편이다. 이명박후보의 장단점을 가장 잘 드러냈다고 본다.[각주:1]
이회창후보의 <알았습니다>편은 원칙을 지키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내서 포인트를 잘 잡았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그 포인트가 약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정동영 후보의 <프리허그>편은 완전 안습이었다. 과거 여권의 감성자극적인 티비광고실력은 다 어디로 갔는지. 완젼 80년대 공익광고분위기.... 계속 포옹만 해서 지루하고 후보에 대한 포인트설정도 부족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하겠지만, 내가 매긴 순위는 이명박의 <실천하는 경제대통령>편이 가장 우수하고 그 다음이 이회창후보의 것 그리고 마지막이 정동영후보의 티비광고가 되겠다.


1. 시공간의 친근함-국밥집과 눈(雪)
우선 이명박 후보의 광고 배경은 국밥집이다. 어딘지는 잘 모르겠으나, 종로 낙원상가부근에는 이런 국밥집이 많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근인것 같기도 하고..(이건 순전히 내 추측)[각주:2]국밥이라는게 알다시피 굉장히 서민적인 음식이다. 실제로 값도 굉장히 싸고 단백질이나 기타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간 음식이다.
또한 눈이 내리는 날의 국밥집 앞에서 광고는 시작된다. 눈이 내리는 날은 상대적으로 덜 춥다. 눈이 내리기 전이 가장 춥지만. 눈이 내리면 덜 춥고 또 우리는 눈이 내리면 왠지 모르는 포근함을 느낀다. 마치 어린시절 덮고 자던 두툽한 솜이불의 솜처럼 말이다.
이 광고는 우선 사람들에게 친근한 소재인 국밥집과 눈(후반부에 나오는 연탄도 포함해서)이라는 소재로 일반 유권자들에게 부담감이나 거부감을 많이 줄이려고 노력했다는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우리가 언제나 고개만 돌리면 있을 법한 그런 장소와 시간을 설정 한 것이다.


2. (서민적)취향의 일관성-욕쟁이 할머니와의 관계
이 광고에서 욕쟁이 할머니가 등장한다. 그녀들에 대한 일반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반응은 부정적인 반응. 즉 왜 내 돈을 내고 음식을 먹는데 욕까지 먹어야 하냐는 것이 그 이유.[각주:3] 이들의 특징은 좀 더 자본주의적 관계에 익숙한 이들이고, 음식에 들어가 있는 情이나 음식에서 느낄 수있는 분위기, 개인적인 추억,기억보다는 음식자체의  맛이나 청결함 서비스의 품질을 기준으로 음식점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 곳에 단골을 만들수도 있으나 계속해서 맛집을 찾아다니는 경향이 강한 특성도 가진다. [각주:4]
또 다른 반응은 긍정적인 반응.이들은 첫번째 반응과는 정반대의 기준으로 음식점을 선택한다. 이들은 일종의 농경민적인 의식을 가지는데 맛도 맛이지만 그보다는 음식을 먹으면서 느낄 수 있는 자신과 주변지인과의 관계나 지난 추억, 분위기를 중시여긴다. 그래서 과거의 좋은 느낌을 가진 그리고 익숙한 느낌을 가진 장소로 계속해서 회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게다가 어린시절 자신을 꾸짓고 야단치던 할머니의 이미지가 현실화되어있는 욕쟁이 할머니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들의 회귀본능을 더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그녀들의 영업방식의 특징은 단골과 뜨내기를 철저하게 차별한다는 것이다. 뜨내기는 우선 그녀들의 욕에 적응하기가 힘들기도 하지만 주인이외에 자신과 같은 손님의 입장에 있는 다른 이들이 주인과 같은 행세를 하고, 더 많은 혜택[각주:5]을 받는 것  때문에 더욱 적응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특정 욕쟁이 할머니와 유대를 맺고 그녀가 자신을 알아 볼 수 있다는 점은 자신이 그 음식점의 꾸준한 단골임을 드러내 주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된다. 이명박후보는 국밥집 욕쟁이 할머니가 자신을 알고 있다는 것에서 자신은 비록 대기업회장을 지내고 고관대작의 경력을 가지고 엄청난 富를 축척했으나 취향만큼은 일관되게 서민적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낸다고 할 수있다.
또한 욕쟁이 할머니음식점의 단골처럼 자신의 정서적 고향은 <서민>이며 항상 이 곳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는 것으로 스스로를 묘사한다. 특히 이런 강조점은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청렴해야한다는 선비같은 청렴한 관료의 이미지를 선호하는 우리 국민의 취향 을 미루어 볼때 자신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감춰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 하겠다.


3. 배고픔
그리고 할머니의 <배고파?>하는 대사는 마치 아이에게 어머니들에 하는 대표적인 언어로서 이는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배가 시킬 수 있다. 이는 이중적인 관계를 맺는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이명박-욕쟁이 할머니 관계로서 이 관계는 지금 분석하고 있는 <서민>과 후보와의 관계를 설정한다. 동시에 이명박-일반유권자와의 관계를 설정한다. 이명박이 자신을 선택하면  자신이 국민들에게 국밥으로 상징되는 경제적 열매를 언제든지(한밤중이라도...) 줄 수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 배고픔이라는 것은 동시에 과거의 동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지지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 한나라당의 지지자들은 연령별로 보면 45세이상의 중장년층으로서 과거 배고픔과 가난이라는 공통점으로 의외로 공공하게 묶여있는데 이들을 다른 후보[각주:6]에게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른 면에서 배고픔은 이명박후보와 한나라당의 현실인식이 드러난다. 그들은 좌파정권의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인식하는 것과 같다.
<이명박은 배고픕니다.>는 히딩크의 언급[각주:7]을 패러디한것 같다.여기서 그의 포부가 드러나는데 히딩크는 성과주의로 선수들을 평가하고 기용했다. 따라서 이후보도 자신의 기업가적 경영마인드가 히딩크의 경험과 일맥상통한다고 보는 것 같다. 국정운영을 민간의 성과주의로 하겠다는 암시이고, 동시에 이념이나 통일문제 보다는 실용적인 문제로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하는 효과도 주는 것 같다.


4. 먹는 행위
이 광고를 처음 봤을때 인상적인 점은 정작 주인공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의 정치판에 대한 평가는 욕쟁이 할머니가 할뿐이다. [각주:8]여기서 노리는 바는 이명박은 말이나 앞세우는 다른 후보와는 차별점을 가진다것은 암시이다. 실제로도 이명박은 광고에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먹기만 한다. 이점은 상당히 잘된 설정이겠다. 다른 후보의 광고들이 계속 이것저것을 나열하는데  이 광고는 오히려 아무런 말을 하지 않으니 오히려 신선한 맛이 있다.

또 하나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음식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한국인들은 음식을 통해서 마음을 열고 상대와 관계를 맺는다. 예의상 하는 말자체가 이렇다. "언제 식사나 하자" 우리의 의식구조에서는 먹는행위가 매우 중요한 관계설정수단이다. 우리 언어와 사고에서 먹는다의 예를 수 없이 많다. 나이를 먹는다, 겁먹다, 에먹는다, 돈이 얼마나 먹힌다, 얼마 먹었다, 먹물 먹었다등등 그 예는 수없이 많다. 이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이어령 교수의 <디지로그>를 참조하시라.
여기서 일부를 인용하자면...

한국인에게 음식은 단순한 허기를 채우는 유물적 존재가 아니라,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방식이요 영혼과 대화하는 슈퍼미디어이다. 말년에 에디슨이 죽은 자와 통화할 수 있는 전화를 만들려고 했다가 망신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비록 변변한 발명품 하나 남겨주지 않았어도 우리를 제상에서 만나게 해주신 조상님들의 천재성에 새삼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한국인이 먹는 것에 집착했던 이우는 어떤 미디어도 먹는 것만큼 강력한 소통력을 지니고 있니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디지로그> 26쪽.

특히 경제를 자신의 중요가치로 삼고 있는 이명박후보는 자신의 경제능력을 이렇게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먹는 행위로 표현하는 것은 시의 적절하다고 평가하겠다. 경제라는게 결국 이렇게 표현되는거 아닌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이처럼 경제는 먹는 문제라고 표현 하는것은 그 후보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주기도 하지만 먹는 행위 자체는 후보의 단점을 커버해준다. 이명박후보의 단점은 외모와 목소리이다. 목소리는 갈라지고 연설에서 보면 불안정한 느낌인데 이를 이 광고에서는 아예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음으로서 말보다는 행동중심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서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또 다른 단점인 빈약하고 볼품없어 보이는 외모는 사람이 많이 먹는 것으로 또한 욕쟁이 할머니의 "많이 먹어"대사를 통해서 이 빈약한 외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상당부분 상쇄하는 효과를 낳았다.  이명박후보는 여전히 꿋꿋하게 먹는 장면만 나온다.


5. 총평
이명박후보의 이번 <국밥집>편은 상당히 잘 만든 광고라 생각된다. 자신의 강점은 단순하고 명징하게 표현하고 자신의 약점은 아예 빼버리거나 장점으로 전환했다. 특히 나는 먹는 행위를 통해 경제대통령의 풍요로움을 표현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반명 이 광고를 보는 내내 또 다른 텍스트가 머리속에서 떠올랐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만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치 이번 광고를 보고 패러디한 듯한 내용으로 착각할 정도로 이 광고와 대비된다.
이명박 후보는 항상 자신의 기업경영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그리고 <경제대통령>이라는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명박후보와 이 만화의 욕쟁이 할머니는 묘하게 닮아있다.
우선 욕쟁이 할머니는 일종의 정치가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다. 선거철에만 나와서 서민의 아들이네 자식이네 하지만 결국 계산할 때에는 얼굴이 달라지는 행태는 우리는 그동안 아주 많이 봐왔다. 물론 이명박후보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음으로는 욕쟁이 할머니 역시 일종의 사업가이고 사장이다. 아무리 정을 주고 손님들이 다 자기 아들딸같다고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도 그녀가 거기에서 그 음식점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즉 사업가로서의 측면이 부각될 경우 드러나는 머슥함이란....
이명박후보가 민간기업의 경험을 정부에서 국정운영에 적목하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정부는 민간기업과는 일정부분 다른 운영의 원리가 존재한다.  정부는 <모범적인 고용주>이라는 말에서 알수 있듯이 민간에 비해 도덕적인 우월을 바탕으로 공공적인 영역을 적극적으로 담당해야 한다. 하지만 이명박후보의 사업가적 마인드와 정부가 접목이 된다면?
우리 국민들은 조만간 위의 만화에서와  같은 머쓱함[각주:9]을 느껴볼 지도 모를일이다.


  1.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이 광고가 현실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티비광고를 하는 것은 후보의 이미지를 가공하여 가상의 이미지를 유포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므로 광고에 나오는 것만을 보고 후보를 고르는 것도 바보스럽지만, 현실은 이러한데 광고만 저렇게 만드니 짜증난다라고 말하는 것도 어찌보면 바보스러운 반응이겠다. 현실은 현실이고 이미지는 이미지일뿐. 따라서 내가 이 포스트를 하는 것은 이명박후보를 지지내지는 반대해서가 아니다. 그냥 광고를 광고자체로만 보고싶었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2. 오마이뉴스에 보도가 되었네. 장소는 낙원상가부근 국밥집이 맞는데, 할머니가 강남에서 국밥집하시는 분이라는군. 보도에 의하면 그 강남 할머니 국밥집이 낙원상가와는 달리 너무 깔끔해서 낙원상가에서 촬영을 헀다는구먼. [본문으로]
  3. 나도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속한다. [본문으로]
  4. 유목민의 특징? [본문으로]
  5. 더 좋은 품질과 양적 음식의 제공, 욕쟁이 할머니로부터의 더 많은 관심, 더 큰소리로 대화를 하는 행위로 대표되는 그 공간을 지배할 수있는 헤게모니의 획득 [본문으로]
  6. 특히 이회창후보 [본문으로]
  7. I'm still hungry [본문으로]
  8. "만날 쓰잘떼기 없이 싸움박질이나 하고 지랄들이여.우린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겄어" [본문으로]
  9. 각종 민영화의 논리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물론 민영화자체가 나쁜것도 아니고 오히려 장점도 많다.나도 민영화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도 일관성이 없고 공적영역에 대한 철학이 없는 민영화정책이 횡횡하는데 사업가출신의 이명박후보라면 더 할것이다. 그렇다고 이후보의 공공영역과 민영화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들어본적도 없다. 무조건 민영화이외에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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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emeng.tistory.com BlogIcon 어멍 2012.09.25 00:2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 글이 님 글을 보고 쓴 것처럼 많은 부분이 유사하네요. ^^
    2007년 당시에 쓰신 글 같은데... 촉이 민감한 분이신 것 같군요.
    그래서... 트랙백 한번 걸어봅니다.